“살려야 할까, 아니면 보내주어야 할까?”
사랑하는 가족이 생의 마지막에 다다르고 호흡이 점점 약해질 때, 의사가 삽관 여부를 묻는 그 순간은 흔히 한 가족에게 가장 고통스러운 시험대입니다.
이 질문에 정해진 답은 없지만, 조금 더 이해해 둔다면 불안을 덜고 조금 더 안심할 수 있는 선택을 내릴 수 있습니다.
‘삽관거부지시(DNI)‘란 무엇일까? 그리고 ‘심폐소생술거부(DNR)‘와는 어떻게 다를까?
회복이 불가능한 임종 단계에서 지나친 의료 처치는 때로 환자의 고통을 가중시킬 뿐입니다.
이때 의료진으로부터 DNI와 DNR이라는 두 용어를 자주 듣게 됩니다. 둘은 혼동하기 쉽지만 실제 적용 범위는 사뭇 다릅니다.

| 의사지시서 | 정식 명칭 | 내용 |
|---|---|---|
| DNI | 삽관거부지시 | 기타 기본적인 응급처치는 허용하되, 호흡관을 삽입하거나 삽관을 하지 않음 |
| DNR | 심폐소생술거부 | 심정지 시 가슴 압박, 전기 충격 등의 심폐소생술을 시행하지 않음 |
DNI를 선택하는 것은 치료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, 편안함을 최우선으로 하는 돌봄 방식을 선택하는 것입니다.
예를 들어, DNI를 작성한 환자가 숨이 가빠질 때 의료진은 불편함을 완화하기 위해 산소마스크와 약물을 여전히 투여하지만, 침습적인 호흡관을 다시 삽입하지는 않습니다.
이것이 바로 사전 연명의료의향서가 매우 중요한 이유입니다.
환자의 의식이 명확할 때 자신의 생의 마지막에 대한 바람을 미리 표현해 두는 것이, 이 무거운 결정을 온전히 혼란스러운 가족들의 몫으로 남겨두지 않는 방법입니다.
이미 삽관을 한 상태라면, 다시 제거할 수 있을까?
환자가 이미 삽관을 한 상태이지만 돌이킬 수 없는 임종 단계에 접어들었다면, 이때 호흡관을 제거할 수 있을까요?
답은 가능합니다. 호스피스 완화의료에서는 이를 **완화적 발관(임종기 발관)**이라고 부릅니다. 이는 상태가 호전되었을 때 시행하는 회복을 위한 발관과는 목적이 완전히 다릅니다.
| 발관 유형 | 목적 |
|---|---|
| 회복을 위한 발관 | 질병이 호전되어 환자가 스스로 호흡할 수 있으므로, 호흡관을 제거하고 일상생활로 복귀함 |
| 완화적 발관 | 회복이 불가능하여 무의미한 연명의료를 중단하고, 환자가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임종을 맞이하도록 도움 |
완화적 발관은 "연명의료 장치를 제거하고 사망하기를 기다리는 것"이 아니라, 무의미한 연장을 중단하고 환자에게 편안함과 존엄성을 돌려주는 것입니다.
이 과정에서 의료진은 환자가 호흡 곤란이나 통증을 느끼지 않도록 약물을 투여하여 가족들이 평온하게 곁을 지킬 수 있도록 돕습니다.
이 시기는 인생의 ‘네 가지 단계’(감사, 사랑, 사과, 작별)를 실천할 때이기도 합니다.
| 행동 | 설명 |
|---|---|
| 감사 | 이번 생에서 우리를 위해 해준 모든 것에 고마움을 표현하기 |
| 사랑 | 마음속에 담아두었던 사랑한다는 말을 소리 내어 전하기 |
| 사과 | 서로 쌓여있던 아쉬움이나 앙금을 내려놓기 |
| 작별 | 제대로 된 작별 인사를 나누기 |
진정한 사랑은 반드시 어떻게든 붙잡아두는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.
때로는 내려놓음을 선택해 사랑하는 이의 고통을 덜어주는 것이 오히려 가장 깊은 사랑의 작별 인사입니다.
가능한 한 빨리 가족과 사전 연명의료의향서에 대해 논의하는 것이 환자와 가족 모두에게 후회를 줄이는 지름길입니다.